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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와 거인 <Iris and the Giant>

타이틀:
개발:
퍼블리셔:
가격:
18,500원
Kutar'k 필자: Kutar'k
Steam 프로필
Iris and the Giant

예로부터 역사적으로 손에 꼽힐 만한 게임은 이후에 제작될 게임들에게 귀감이 되어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끼치기 마련이다. 이는 인디 게임에 있어서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당장 대부분의 플랫포머 게임과 액션 어드벤처 게임은 슈퍼 마리오 시리즈와 젤다의 전설 시리즈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또한 오픈월드 스타일과 샌드박스 스타일의 게임에 있어서는 각기 GTA 시리즈와 마인크래프트가 항상 빠지지 않고 언급된다. 인디 게임 판 안에서만 놓고봐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당장 2010년대부터 활발하게 등장한 신식 로그라이크 게임들은 거진 아이작의 번제(The Binding of Isaac)과 FTL : Faster Than Light의 영향을 받았다고 봐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슬레이 더 스파이어(Slay the Spire)의 사례를 언급해야 할 것만 같다. 턴제 카드 배틀에 로그라이크를 접목시킨 이색적인 시도를 보여준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이색적이면서도 완벽한 완성도를 선보이며 이후에 등장할 수많은 카드 게임들에게 훌륭한 귀감이 되었고, 이후 슬레이 더 스파이어의 발자취를 그대로 따라가거나 카드라는 기본만을 유지한 채 다른 방향으로의 시도를 도모하는 게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들 중 대개는 그저 아류로 남으며 별다른 관심도 받지 못한 채 묻혀버릴 뿐이었지만, 이따금씩 스팀월드 퀘스트(Steamworld Quest)처럼 색다른 시도를 통해 나름의 게임성과 완성도를 갖춘 게임이 등장하곤 했다.

그러던 중, 카드 방식의 게임플레이의 기본만을 유지한 채 게임의 규칙을 보다 단순화시킨 또 다른 이색적인 카드게임이 조용하게 등장했다. 순환 대신 휘발이라는 특성을 채용하고 소수 정예가 아니라 다수의 몹을 차례차례 처치해나가는 규칙을 지닌 이 이색적인 카드 게임의 이름은 바로 아이리스와 거인(Iris and the Giant)이다.

Iris and the Giant 카드 게임만 나오면 예시로 꺼내게 되는 게임. 그만큼 이 게임이 미친 파급력은 정말 크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Slay the Spire)]
Iris and the Giant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기 위한 내면의 여정. 아이리스와 거인(Iris and the Giant)

아이리스와 거인은 무의식의 세계에 진입한 소녀가 되어 높은 탑에 웅크리고 있는 붉은 거인을 만나 무의식의 세계를 무사히 탈출해야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로그라이크 방식의 카드 롤플레잉 게임이다. 어딘가 영적인 기운이 살짝 느껴지면서도 약간의 깜찍함이 가미된 특유의 그래픽과 감미롭고 몽환적이면서도 약간의 우울함까지 느껴지는 부드러운 음악, 그리고 기억의 조각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으며 소녀의 과거를 짤막하게 담은 일러스트와 짤막한 스토리가 매력적인 게임이다. 참고로 아이리스와 거인의 개발자가 프랑스 사람인데, 그래선지 그때문인지 게임이 지닌 미적인 아름다움이 대단히 뛰어나다.

카드를 활용하는 로그라이크 게임으로써는 상당히 단순하고 간결한 규칙을 보유한 게임이다. 일부 레어 카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카드는 전부 일회용이며, 매 턴다마 카드를 한 장 씩 활용해 종대로 몰려오는 적들을 차례차례 격파해나간다. 그리고 몬스터를 처치하고 획득할 수 있는 별과 가끔씩 채취할 수 있는 수정, 그리고 종종 밀려들어오는 보물상자를 통해 새로운 카드를 수급하고 특별한 매지컬 파워와 추가 능력치를 얻어 소녀를 성장시킨다. 여기에 각 층의 끄트머리에 있는 계단을 통해 다음 층으로 넘어갈 수 있어 보다 멀리 나아가고 붉은 거인에게 도달하기 위해서는 몬스터 처치와 자원 루팅를 통한 파밍과 게임 진행의 균형을 적절히 맞출 필요가 있다.

Iris and the Giant 개떼같이 몰려오는 대신 (쉴드가 없다면) 전부 한 방!
Iris and the Giant 대부분의 카드는 일회용이라 남발은 금물이다.
Iris and the Giant 프랑스 게임이라 그런지 전체적으로 미적 감각이 상당하다.

이렇듯 단순한 규칙으로 진행되는 게임이다 보니 처음 게임을 접한 이들이라도 금방 규칙을 깨닫고 쉽게 게임에 익숙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따라온다. 허나 규칙이 단순하다고 해서 게임이 쉽다는 말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아이리스와 거인의 카드들은 대부분 일회용으로, 이는 이와 유사한 형태의 카드 게임들이 대부분 덱을 순환해서 굴리는 것과 차별되는 부분이다. 여기에 일반적으로는 한 턴 당 단 한 장의 카드만을 활용할 수 있어 매 턴마다 신중하게 카드를 활용해야 한다. 만약에 제 때 카드를 수급하지 못해 보유한 카드를 소진한다면? 체력을 전부 잃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자리에서 게임이 끝나버린다. 게다가 일부 몬스터나 장애물 중에는 카드를 훔치거나 태우는 것들도 존재해 까딱하면 덱이 금방 바닥을 드러낸다. 카드 보유량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도 쉽지만은 않은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일정한 시점에서 등장하는 보스 몬스터의 경우 강력하기만 할 뿐만 아니라 처치를 위해 특별한 방법으로만 처치가 가능한 경우가 많아 더욱 까다롭다. 그나마 보스 몬스터는 항상 정해진 층에서만 등장하는 데다가 무의식의 세계의 구조 또한 항상 동일하니 반복 플레이를 통해 게임의 흐름을 깨닫고 보스의 특성을 파악한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수월한 진행이 가능하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꾸준히 높은 밸류의 카드와 보유한 카드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치와 매지컬 파워를 확보하고, 매 턴마다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최대한 많은 몬스터를 물리칠 수 있도록 카드를 활용해야 한다. 비록 무의식의 세계는 항상 한결 같고 몬스터들 또한 언제나 비슷한 타이밍에 등장하긴 하지만, 게임을 여러 번 플레이해도 매번 얻게 되는 카드와 능력치, 매지컬 파워가 달라질 수 밖에 없어 매 판마다 플레이 양상이 크게 달라진다. 로그라이크 특유의 '랜덤성'이 던전과 몬스터 배치의 변화로 발휘되고 있진 않지만, 그 대신 매번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카드 드로우와 능력치, 매지컬 파워 등으로 나름 랜덤성을 충분히 확보한 모습이다.

Iris and the Giant 별와 수정으로 밸류를 키울 기회가 자주 찾아온다. 적당히 뜨고 잘만 고르면 사기도 쉽게 칠 수 있다.
Iris and the Giant 카드와 스탯 간의 밸류 차이가 크다. 결국 나중 가면 플레이 패턴이 좀 고착화 되는 경향이 없잖아 있다.
Iris and the Giant 숨겨진 길과 이에 따른 전용 보스 몬스터가 존재해 은근히 파고들 여지도 많다.

마냥 쉬운 게임은 아니지만, 게임을 여러 번 플레이하다 보면 게임의 난이도를 크게 낮출 순 있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랜덤하게 기억의 조각을 해금하기도 하고 게임을 한 번 끝마칠 시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새로운 패밀리어를 해금할 수 있는데, 다음 게임에서 기억의 조각과 패밀리어를 착용해 게임 시작부터 강력한 패시브 능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물 상자에서 카드 뭉치를 확보할 시 각 카드의 한 장은 반드시 핸드로 들어오기 때문에 보물 상자를 확보하는 순간에 게임을 유동적으로 풀어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이래도 게임이 버겁게 느껴질 게이머들을 위해 60의 체력과 더불어 게임이 한 결 쉬워지는 이지 모드까지 준비돼 있어 상대적으로 게임 실력에 자신감이 없는 게이머들에 대한 배려도 충분히 갖춰놨다.

이 게임의 던전에 해당하는 무의식의 세계의 구조가 크게 달라지진 않지만, 그 대신 특정 층에서 비밀의 계단으로 다음 층으로 넘어갈 경우 기존의 루트에선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몬스터와 보스 몬스터가 기다리고 있는 숨겨진 층으로 진입할 수 있다. 또한 패밀리어의 경우 해금을 위해선 특별한 조건을 달성해야만 하는데, 대개는 '특정 카드를 쓰지 않고 n층에 도달하기'나 'n턴 안에 n층에 도달하기' 같은 조건이 걸려있어 패밀리어 해금 자체가 새로운 추가 컨텐츠로 작용한다. 특히나 마지막 패밀리어인 와이드 마우스는 게임 상의 모든 카드를 수집하라는 조건이 걸려있어 이를 해금하기 위해선 게임을 샅샅이 파헤쳐야만 한다.

비록 한 판의 플레이타임은 짧으나 매번 다르게 흘러가는 게임의 양상과 더불어 다양한 수집거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게임의 반복 플레이를 유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덕분에 한 번 게임의 엔딩을 봤다 하더라도 플레이어 스스로 추가 목표를 인지하고,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좀 더 게임을 파고들게 된다. 은근히 오래 즐길 만한 가치는 충분히 갖춘 게임인 셈이다.

Iris and the Giant 패턴을 알면 허무하리만치 쉬워지고 패턴을 몰라도 크게 어렵진 않다. 그래도 스토리를 감안해 보면 납득은 될 수준.
Iris and the Giant 참고로 본인의 경우 저 두 녀석이 끝까지 뜨지 않아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만 했다. 주의할 것.

한편 도입부와 결말부를 제외한 게임의 스토리는 오로지 기억의 조각을 통해서만 묘사된다. 각 기억의 조각은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으로 인해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해 방황하고 고통받는 소녀의 순간을 짤막하게 보여준다. 단편 소설집의 일러스트를 보는 것만 같은 특유의 그림체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모든 기억의 광경은 우울함을 상징한 파란색의 비중이 높아 사교적이지 못한 성격으로 인해 가슴앓이를 하는 소녀의 입장을 잘 반영하고 있다. 애초에 스토리보다는 게임플레이에 무게가 더 실리는 게임이긴 하지만, 기억의 조각을 하나씩 살펴보다 보면 방황하던 소녀가 어째서 무의식의 세계에 진입하고 카드로 모험을 진행하는 지 조금씩 깨닫고 이내 소녀의 입장에 공감할 수 있어 스토리의 구성과 완성도 또한 크게 떨어지진 않는다. 다만 무의식의 세계의 정상에 올라 거인을 마주한 뒤 감상할 수 있는 엔딩은 납득하기 어려운 구석이 하나 있어 살짝 아쉽게 다가온다.

Iris and the Giant 소녀가 자신만의 게임에 몰두하게 된 계기는 지극히 전형적이면서도 가슴이 아파온다.
Iris and the Giant 나이트메어 모드는 게임을 시작조차 못할 정도로 버겁다. 난이도 차이를 아예 없앴어도 괜찮았을텐데.

푸른 빛으로 가득한 무의식의 세계는 내향적인 성격으로 인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소녀의 입장을 적극 반영한 듯하며, 살짝 깜찍하면서도 몽환적인 느낌이 가득한 몬스터와 세계관의 모습은 상당한 매력을 선사한다. 게임플레이에 있어서도 기존의 카드를 활용하는 형태를 보다 단순하면서도 색다르게 풀어내고 있어 게임에 적응하기도 쉬운 데다가,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닌 몬스터와 숨겨진 루트로 플레이어로 하여금 고민의 여지를 던져주고 매번 다른 카드와 특성, 능력치로 매번 다른 양상의 플레이를 통한 로그라이크 특유의 랜덤성까지 충분히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엔딩 이후에 파고들 여지까지 충분히 갖춰 경우에 따라서는 오래 즐기기에도 좋다. 크게 흠 잡을 데 없이 알찬 완성도를 자랑하는 데다가 곳곳에 난이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도 충분히 준비돼 있으니 게임 실력을 떠나 카드를 활용하는 게임을 선호하는 게이머들에게라면 강력히 추천할 수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겠다.

Iris and the Gi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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