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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스피너 <Timespinner>

타이틀:
개발:
퍼블리셔:
가격:
21,000원
Kutar'k 필자: Kutar'k
Steam 프로필
Timespinner

메트로배니아는 레트로, 로그라이크, 클래식 어드벤처 등과 더불어 지금까지도 많은 개발자들이 열과 성을 기울이고 있는 장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2010년대 중반부터 많은 메트로배니아 장르의 인디 게임들이 등장했으며, 메트로배니아에 대한 각자의 다른 해석을 보여주며 메트로배니아의 지평을 넓혀나갔다. 물론 모든 메트로배니아 게임들이 잘 나가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올해만 해도 수많은 메트로배니아 장르의 게임들이 출시됐으나, 각 게임들의 평가는 천차만별로 갈린다. 얼리 액세스 때부터 많은 주목을 받아왔던 데드 셀(Dead Cells)는 출시 이후에도 여전히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이코노클라스트(Iconoclasts)는 메트로배니아 매니아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에 반해 벽을 뛰어다니는 이색적인 느낌의 게임 단다라(Dandara)는 불편한 조작과 레벨 디자인으로, 불필요하게 랜덤 요소를 도입한 캐즘(Chasm)은 고유의 게임성 부재로 쓴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그리고 올해 9월 말, 시간 여행을 테마로 한 또 다른 메트로배니아 장르의 게임, 타임스피너(Timespinner)가 출시됐다. 과연 이 게임은 좋은 메트로배니아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저 그런 게임으로 묻혀버리고 말 것인가.

Timespi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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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스피너는 과거와 미래를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타임키퍼 루나이스가 되어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제국에 맞서 싸우고 잘못된 운명을 바로잡아야 하는 메트로배니아 장르의 게임이다. 다양한 오브를 활용해 몬스터들을 무찌르고 방대한 맵을 탐험하며 새로운 스킬을 획득해나가는 메트로배니아 장르의 정석을 잘 보여주는 게임이며, 체력창과 미니맵의 구성 등 전반적인 인터페이스는 악마성 드라큘라 시리즈의 영향을 적잖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90년대 중후반의 게임들이 떠오르는 타임스피너 특유의 픽셀 그래픽과 강인하면서도 우아한 품격이 느껴지는 루나이스의 이미지에 걸맞는 수려하고 아름다운 음악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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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이스는 다양한 속성을 지닌 오브를 활용해 전투를 치른다.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오브를 획득하게 되며, 게임 중반부터는 각 오브 고유의 패시브 스킬과 액티브 스킬을 해금해 활용할 수 있다. 타임스피너에 존재하는 몬스터들은 각기 고유의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특정 오브를 활용해 더 큰 데미지를 줄 수 있다. 이에 스왑 기능을 통해 미리 세팅해둔 3개의 오브를 교대로 활용할 수도 있다.

각기 다른 속성과 특성을 지닌 다양한 오브가 준비되어 있고 플레이어의 취향에 맞게 원하는 오브를 활용하게끔 만든 게임플레이는 제법 재밌게 다가온다. 다만 이런 게임이 늘 그렇듯 실제로 사용되는 오브는 정해질 수 밖에 없다. 오브의 레벨이 어느 정도 쌓이면 다른 오브를 선뜻 활용할 마음이 잘 안 생기기 때문이기도 하고, 게임의 난이도가 대체로 쉬운 편이라 굳이 여러 오브를 활용할 필요성도 잘 못 느끼게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오브의 종류를 조금 줄였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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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을 관장한다는 타임키퍼의 위상에 걸맞게, 루나이스는 시간을 멈출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 시간 정지 능력은 적의 공격을 피하는데 활용될 뿐만 아니라 움직임을 멈춘 몬스터를 발판삼아 더 높은 곳으로 뛰어 올라갈 때도 활용된다. 일부 상황에서는 이 시간 정지 능력을 반드시 활용해야만 진행이 가능한 구간도 존재한다. 화면 좌측 상단에 놓인 모래시계의 양만큼만 사용할 수 있고 시간을 멈추는 동안에는 몬스터에게 데미지를 전혀 입힐 수 없긴 하지만, 제대로 활용만 할 수 있다면 두말할 필요조차 없는 사기적인 능력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시간 정지 능력을 본격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퍼즐성 구간이 많지 않은 데다가 게임 자체의 난이도가 워낙 쉽다 보니 생각보다 능력을 활용할 순간이 그리 많진 않은 편이다. 보스전에서 적절히 활용한다면 보스전의 난이도가 낮아지긴 하지만 굳이 시간 정지 능력을 활용하지 않아도 화력과 아이템만 충분하다면 충분히 깰 수 있을 정도다. 도리어 시간 정지 능력을 워낙 활용을 안 하다 보니 시간 정지 능력의 존재 자체를 까먹어 버릴 지경이다. 시간 정지 능력이 타임키퍼라는 루나이스의 존재에 당위성을 부여해주는 역할 이상을 못 해주는 셈인데, 이 능력을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 구간이 좀 더 많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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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스피너는 꽤 안정적이고 설득력 있는 스토리라인을 보여주는 게임이다. 제국의 습격으로 인해 갑작스레 과거로 가게 된 사연부터 과거 시점에서 벌어지는 아지트 동료들과의 만남, 운명을 바꾸기 위해 과거를 바꿔나가는 여정, 그 과정에서 밝혀지는 루나이스와 제국의 비밀,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한 마지막 결전까지. 제법 깔끔한 전개를 보여주며 초반에 제시된 떡밥 역시 대부분 적절히 회수된다. 최후에는 두 개의 분기를 포함한 다양한 엔딩이 준비되어 있으며, 진엔딩 루트가 따로 존재하긴 해도 각 엔딩들은 모두 충분히 납득할 만한 결말을 보여준다.

다만 과거의 시점에서 벌어진 일이 미래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과거 시점에서 적지 않은 활약을 하고 그로 인해 미래의 양상이 변하긴 하지만 그것이 과거의 활약으로 인한 결과라는 느낌을 못 받게 된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과거와 미래가 아니라 그저 다른 차원의 일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물론 전체적인 스토리의 구성은 대체로 깔끔하다고 보는 편이지만,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활약하는 것에 대한 설득력은 조금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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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몇 차례 언급했듯이, 타임스피너는 체감 난이도가 쉽게 느껴지는 게임이기도 하다. 몬스터들의 배치 간격이 드문드문하고 루나이스의 성장이 빠른 편이라 몬스터들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어려움을 못 느끼게 된다. 얼마 안 되는 보스전 또한 루나이스와 오브 레벨이 충분히 쌓이고 회복 아이템이 충분하다면 별도의 컨트롤 없이 화력빨, 물량빨로도 깰 수 있을 정도다. 전투에 있어서는 생각보다 금방 지루하게 느껴질 여지도 다분해 보인다.

게다가 엔딩을 한 차례 본 이후엔 하드 모드인 나이트메어 모드가 해금되는데, 적들의 데미지가 오르긴 하지만 체력이 그대로이다 보니 생각보다 난이도가 올랐다는 게 크게 체감이 안 된다. 그래도 나이트메어 모드를 1레벨로 고정된 상태에서 플레이하는 모드가 따로 준비되어 있어 난이도에 대한 지루함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보완이 된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 밖에 타임스피너에는 편지와 메시지, 문서 같은 읽을거리와 맵 100%를 위한 수집거리, 그리고 추가 몬스터와 보스가 기다리고 있는 최후의 던전이 준비되어 있어 게임 본편 이외에 즐길거리는 은근히 알차게 갖춰져 있는 편이다. 타임스피너에 존재하는 모든 보스들을 차례대로 상대하는 보스 러시 정도만 더 있었더라면 좋았겠지만, 앞서 언급한 멀티 엔딩과 나이트메어 모드의 존재와 더불어 2회차 플레이에 대한 가치는 충분하다. 이 정도면 메트로배니아 게임으로써의 즐길거리는 나름대로 충분히 준비해 놨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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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악마성 드라큘라 시리즈를 다분히 의식한 게임이기도 하고, 각 요소마다 아쉬움도 조금씩 남는 게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임키퍼 루나이스의 비장한 각오가 담긴 스토리와 수려하고 우아한 느낌의 음악은 게임을 끝낸 이후에도 기억에 남을 수준이며, 메트로배니아 장르의 게임으로써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들과 타임스피너만의 고유의 게임성은 골고루 갖춰져 있다. 보기보다 가지고 놀 거리도 충분히 갖춰진 게임이기도 하고 말이다. 이 정도면 인디 씬에서 종종 보이는 메트로배니아 장르의 게임들 중에선 꽤 상급에 속하는 게임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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