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Steam] 코너에 새로운 게임 리뷰가 업로드되었습니다.

고로고아 <Gorogoa>

타이틀:
개발:
퍼블리셔:
가격:
15,500원
Kutar'k 필자: Kutar'k
Steam 프로필
Gorogoa

게임은 때때로 다른 문화 매체의 속성을 조금씩 공유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특별한 연출을 통해 게임은 영화가 되기도 하며, 개성 있는 등장인물과 치밀하게 구성된 매력적인 시나리오를 통해 게임은 소설이 되기도 한다. 이는 게임이 다른 문화 매체의 성격을 어느 정도 포용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좋은 증거이며, 이 세상에서 게임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런 게임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이다.

그렇다면 게임은 예술이 될 수 있을까. 이제는 슬슬 긍정론 쪽으로 무게가 좀 더 실리는 듯 하지만, 아직까지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2017년이 끝나갈 무렵, 이 주제에 있어 긍정론 쪽에 조금 더 힘을 실어주기 위해 고로고아(Gorogoa)가 6년이라는 긴 세월을 뚫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Gorogoa 게임은 때로는 문학이 되기도 한다. [에디스 핀치의 유산(What Remains of Edith Finch)]
Gorogoa 4컷 속에서 돌아가는 인생의 파노라마. 고로고아(Gorogoa)

고로고아는 한 편의 애니메이션처럼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고퀄리티의 일러스트와 다른 퍼즐 게임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독특한 메커니즘의 퍼즐이 상당히 인상적인 퍼즐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화면에 배치돼 있는 4개의 그림을 적절히 움직이고 재구성하여 게임을 진행해나가게 되며, 이를 통해 소년으로 하여금 다섯 빛깔의 열매를 전부 획득하게 하여 영험하고 신비로운 존재인 용을 만나게 해줘야 한다.

Gorogoa 고퀄리티의 일러스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Gorogoa 게임플레이 영상을 한 번 보면 바로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고로고아는 상당한 퀄리티의 일러스트에서부터 우리들의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 게임이다. 정지된 화면으로 봐도 엄청난 수준의 일러스트지만, 더 놀라운 건 이 일러스트들이 게임의 진행에 따라 상당히 정교하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이다. 고로고아를 플레이하다 보면 단순히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직접 재생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 쯤 되면 '예술 작품'의 경지에 올랐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이 수준 높은 일러스트의 애니메이션은 단 한 명의 개발자가 6년 이상의 세월 동안 꾸준한 정성으로 완성해낸 것이라고 한다. 단순히 게임을 넘어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들기 위한 개발자의 오랜 끈기와 강한 집념, 그리고 굳건한 의지가 느껴진다.

Gorogoa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이 그림들은 전부 손으로 직접 그린 것들이다.
Gorogoa 유명 화가의 화보집을 보는 기분이 들 정도.

또한 고로고아는 흔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대단히 독특한 메커니즘을 자랑하는 퍼즐 게임이기도 하다. 고로고아는 4컷 안에 있는 그림들을 상황에 맞게 이동시켜 진행하게 되는데, 각 그림을 확대하거나 축소시킬 수 있고 특정 상황에서는 서로 다른 그림들을 통합하거나 결합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바로 직전 상황에서는 생각해내기 어려운 전혀 다른 광경이 펼쳐지기도 하고, 각 그림의 연결점을 적절히 연결하는 기발한 방식으로 상황을 풀어나가기도 한다.

플레이어가 각 그림을 건드리거나 이동시킬 때마다 그 다음 상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색다른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4개의 컷으로 분리된 그림이라는 특성을 아주 적극적으로 활용한 셈인데 이는 인간의 상상력을 극한까지 짜낸 결과물이며, 차레차례 완성되가는 그림 퍼즐을 보고 있자면 그저 경이로움만이 느껴질 것이다.

Gorogoa 서로 다른 그림들이 어느샌가 하나의 그림으로 결합된다.
Gorogoa 살아있는 세포마냥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그림들은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불행히도 플레이타임이 만족스러울 만큼 충분히 보장되진 않는 게임이다. 고로고아의 플레이타임은 꽤 짧은 편이라 평균적으로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면 무난히 게임의 엔딩을 감상할 수 있을 정도다. 게임의 가격에 비해 플레이타임이 짧은 건 안타까운 일이나, 단 한 명의 개발자가 수년간의 세월에 걸쳐 장면 하나하나를 직접 손으로 그려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 짧은 게임을 엔딩 한 번만 보고 떠나보내기 아쉬운 이들이 있다면, '500수 이내에 게임을 클리어하기', '30분 안에 게임을 클리어하기' 도전과제가 준비되어 있으니 이걸 도전해 보도록 하자. 한 번 게임을 클리어한 이후 게임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다면, 그리고 컷의 이동 하나하나를 신중히 한다면 보기보다 쉽게 도전과제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Gorogoa 이 모든 걸 직접 손으로 그렸다 생각하면...
Gorogoa 플레이타임이 짧은 건 용납해줘야 할지도.
Gorogoa 여유가 된다면 도전과제도 획득해 보자. 생각보다 그리 어렵진 않다.

게임은 예술이 될 수 있을까. 어쩌면 지금 시점에서는 그다지 의미 있는 의문은 아닌 듯하다. 게임은 이미 예술의 경지에 올랐다. 그리고 게임은 충분히 예술의 범주에 놓일 자격을 갖췄다. 6년이라는 오랜 세월 끝에 발매된 게임, 고로고아는 아마도 이 말을 하기 위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일지도 모르겠다.

예술적인 게임을 선호하는 이들, 혹은 게임을 통해 이전에 보지 못했던 독특한 광경이나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황홀한 경험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고로고아는 절대 놓쳐선 안 될 인디 게임일 것이다.

Gorog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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