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로 추상 미술 감상하기: 플리즈, 터치 더 아트워크

내게맞는스팀게임, 스팀신작게임, 스팀인디게임, 스팀추천게임, 캐주얼게임, 퍼즐게임 -

퍼즐로 추상 미술 감상하기: 플리즈, 터치 더 아트워크

■ 미술 작품과 교감하는 캐주얼 퍼즐 게임

플리즈, 터치 더 아트워크(Please, Touch The Artwork)는 박물관 벽에 붙어있는 미술 작품들을 건드리며 교감하고 작품 속에 담긴 이야기를 감상해야 하는 캐주얼 퍼즐 게임이다. 플레이어로 하여금 박물관의 작품을 직접 관람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는 게임으로, 보편적으로 널리 알려진 박물관의 에티켓을 교묘하게 비틀며 작품을 직접 건드릴 것을 권장하는 게임의 제목은 어딘가 괘씸하고 발칙해보이면서도 게임의 컨셉을 아주 잘 드러낸다. 여기에 흑백과 빨강, 파랑, 노랑만을 활용한 게임의 비주얼은 근현대 추상 미술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화가 피트 몬드리안의 예술적인 감각을 잘 살려낸 모습이다. 한편 한국어 번역을 지원하는 게임인데, 게임상의 한국어 번역은 원문의 내용을 직역에 가깝게 해석하고 있어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큰 무리는 없는 편이다.

Please, Touch The Artwork 만져라, 그러면 교감하리라. 플리즈, 터치 더 아트워크
■ 세 개의 갤러리, 각각의 게임 플레이와 스토리텔링

플리즈, 터치 더 아트워크에는 총 세 개의 갤러리가 존재하며, 각 갤러리마다 다른 방식의 게임 플레이와 스토리텔링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첫번째 갤러리인 스타일 갤러리에서는 피트 몬드리안의 순수 추상 미술의 개론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화면 오른쪽에 놓여있는 캔버스를 터치해 왼쪽에 제시된 그림과 같은 형태로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게임상의 날짜가 지나면서 선과 색에 대한 예술적인 개념과 더불어 개략적인 게임의 플레이 방법을 차근차근히 알려주는데, 이를 통해 추상 미술의 가장 기본적인 개론에 해당하는 내용을 플레이어에게 자연스러우면서도 감각적인 방법으로 전달한다.

스타일 갤러리의 퍼즐은 간단한 선을 긋는 것에서 시작해 제시된 순서에 맞게 색을 칠하는 식으로 점차 난이도가 상승한다. 스타일 갤러리의 후반부에 접어들면 선과 색의 종류, 그리고 행동 회수가 늘어나면서 퍼즐을 곧바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은데, 다시하기 버튼을 몇 번 누르다보면 오른쪽 캔버스에 순서를 간단하게 알려줘 퍼즐 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 그 밖에 퍼즐과 퍼즐 사이에 몬드리안의 과거 행적에 대한 이야기를 짤막하게 전달하기도 하고, 갤러리가 끝나갈 무렵에는 몬드리안의 작품을 박물관에서 관람하듯 한 눈에 감상할 수 있어 이 역시도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Please, Touch The Artwork 어찌보면 가장 순수 미술에 근접하다고 할 수 있는 갤러리. 그만큼 난이도도 가장 어렵다.
Please, Touch The Artwork 실제로 벽에 붙어있는 건 피트 몬드라인 본인의 작품이라고 한다.
■ 부기 우기 갤러리에서 짧은 로맨스 동화를 감상

두번째 갤러리인 부기 우기 갤러리에서는 작은 정사각형인 부기와 우기의 사랑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으며, 가장자리에 있는 작은 정사각형 중 알맞은 것을 터치해 그림 안에 있는 정사각형에 도달하게끔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좌회전/우회전, 순간이동/반사 같은 매커니즘을 보유한 장치들이 등장하는데, 이를 잘 파악해 알맞은 정사각형을 골라 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여러 개의 정사각형을 터치해야 하는 퍼즐의 경우 순서가 틀리면 해당 퍼즐을 아예 다시 시작해야 하니 순서 역시 중요하다. 허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대부분의 퍼즐은 대충 짐작하듯이 모든 정사각형을 터치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퍼즐이 해결될 때가 많아 난이도는 무난한 편이다. 여기에 퍼즐과 퍼즐 사이에 짤막하게 드러나는 부기와 우기의 이야기는 짧은 로맨스 동화 같은 내용을 담고 있어 가볍게 감상하기 좋다.

Please, Touch The Artwork 되게 어려울 것 같아도 가장자리의 정사각형 조각을 이것저것 누르다보면 자연스레 풀릴 때가 많다.
Please, Touch The Artwork 한 편의 짧은 로맨스 소설을 보는 것 같은 스토리
■ 뉴욕 갤러리에서 서글픈 감정을 드러내는 시구절을 감상

마지막 세번째 갤러리인 뉴욕 갤러리에서는 뉴욕 도심 한가운데서 고독과 허망에 몸부림치는 화자가 풀어낸 듯한 시 구절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퍼즐은 미로를 돌파하며 곳곳에 흩뿌려진 조각들을 모으고 목적지에 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로를 돌파하는 검은 선이 길을 따라 요리조리 움직이는 광경은 마치 작은 페럿이나 족제비가 좁은 통로를 움직이는 광경을 보는 듯하며, 길 위에 놓인 조각들을 모으는 모습을 팩맨(Pacman)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래도 미로 퍼즐은 주어진 길을 결대로 따라가며 조각들을 모으다보면 대부분 해결이 될 정도라 난이도가 크게 어렵진 않다. 앞선 두 갤러리와는 다르게 미로를 돌파하며 조각을 획득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매커니즘이 없어 퍼즐 자체는 다소 무미건조하게 다가올 수 있다. 그래도 퍼즐과 퍼즐 사이에 흘러나오는 짧은 시구절은 드넓고 북적이는 뉴욕 도심 속에서 고독을 느끼며 서글픈 감정을 토해내는 화자의 심정을 함축적으로 드러내고 있어 플레이어의 감정을 자극한다.

Please, Touch The Artwork 묘하게 좁은 통로를 지나다니는 페릿이 생각난다.
Please, Touch The Artwork 개인적으로는 이 갤러리 플레이하면서 에픽하이의 노래 하나가 강하게 떠올랐다.
■ 한 편의 예술 작품을 감상한다는 마인드로 느긋하게 즐겨보자

플리즈, 터치 더 아트워크는 '차가운 추상'으로 대표되는 피트 몬드리안의 예술 세계를 게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감각적으로 풀어낸 게임이다. 세 개의 갤러리를 통해 선을 긋거나 색을 칠하고, 두 정사각형을 결합시키고, 미로를 통과하는 게임 플레이는 그 자체의 재미보다도 몬드리안의 예술 세계를 플레이어에게 입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수단에 좀 더 가까워보인다. 따라서 재밌는 게임이라기보단 감각적인 게임에 좀 더 근접하다고 할 수 있고, 퍼즐의 완성도보다는 한 편의 예술 작품을 감상한다는 마인드로 느긋하게 즐길 것을 권장한다. 혹은 퍼즐의 난이도가 그렇게까지 어렵진 않고 플레이 타임 역시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니, 가볍게 끝낼 만한 퍼즐 게임을 찾거나 손쉽게 모든 도전과제를 획득할 수 있는 게임을 찾는 이들에게도 넌지시 추천할 만하다.

Please, Touch The Artwork
Kutar'k 필자: Kutar'k
Steam 프로필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