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다룬 시뮬레이션 어드벤처: 스피릿페어러(Spiritfa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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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다룬 시뮬레이션 어드벤처: 스피릿페어러(Spiritfarer)

■ 죽음을 다룬 게임, '스피릿페어러'의 차별점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렇기에 사람이라면 누구나 죽음에 대한 고민을 지니고 있기 마련이다. 특히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지금 같은 시국에는 더더욱 죽음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고민은 자신의 죽음이냐 혹은 타인의 죽음이냐에 따라 그 고민의 양상이 조금씩 달라진다. 이를테면 자신의 죽음에 대해선 두려운 감정이 앞설 테지만 타인의 죽음, 특히나 친하게 지내왔던 가족이나 친구 같은 지인의 죽음에 대해선 두려움보다는 슬픈 감정이 앞설 것이다. 죽음이란 곧 영원한 이별을 의미하는 것이고, 죽음을 맞이한 이는 살아 생전에 다시는 볼 수 없기 때문이리라.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살아 생전에 서로에게 최대한 잘 대해주는 것만큼 죽음을 맞이한 이를 잘 떠내보내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세간에는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표현한 게임들이 더러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으로 꼽을만한 게임이라면 단연 투 더 문(To The Moon)과 라쿠엔(Rakuen)을 꼽을 수 있겠다. RPG 메이커로 제작된 두 게임은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한 슬픈 감정을 감동스럽게 풀어낸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는데, 투 더 문이 죽음을 앞두고 있는 이의 기억을 재구성해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임종으로 감동을 선사했다면 라쿠엔은 가장 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받아들이는 과정으로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보여준 게임들은 대개 내러티브가 게임플레이에 비해 그 비중이 훨씬 컸던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게임플레이의 측면을 보강해 사랑하는 이와의 마지막 순간을 앞둔 주인공과 플레이어의 물리적인 노고를 부각시킨다면 그 역시도 죽음으로 인한 이별의 감동이 한 층 극대화될 수 있지 않을까. 2020년 여름 경에 출시됐던 인디 게임 스피릿페어러(Spiritfarer)라면 이 의문에 대한 정확한 해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Spiritfarer® 죽음을 지켜보는 것 또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 못지 않은 고통이다. [라쿠엔(Rakuen)]
Spiritfarer® 영혼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성실하고 선량한 영혼지기. 스피릿페어러(Spiritfarer)
■ 죽은 영혼과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영혼지기 스텔라의 이야기

스피릿페어러는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거대한 배에 새로운 영혼들을 맞이해 그들이 잘 지낼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해 접대하고 영혼의 마지막을 함께해야 하는 사명을 지닌 영혼지기 스텔라의 이야기를 담은 내러티브 중심의 시뮬레이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캐릭터의 부드러운 움직임과 날씨의 변화 등을 정교하게 구현해낸 뚜렷한 선과 밝은 색상의 그래픽은 마치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하며, 푸르른 바다의 싱그러움과 영혼과의 포근한 교감을 잘 살린 배경음악은 완벽에 가깝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한편 한국어 번역은 기본적인 회화에서 종종 어색한 부분이 보이긴 하나 알버트의 농담 같은 적당한 의역이 필요한 부분은 한국어의 특성을 잘 살린 초월번역이 돋보여 제법 괜찮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 스토리 중심 어드벤처+건설 제작 시뮬레이션

스토리와 게임플레이가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게임으로, 스피릿페어러의 스토리는 배에 탑승한 영혼들과 소통하며 그들에게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하고 그들의 부탁과 소원을 들어주며 각 영혼들이 허물 없이 늘어놓는 사연을 진중하게 들어준 뒤 그들을 무사히 성불시켜 영혼의 마지막을 지켜보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반면 스피릿페어러의 게임플레이는 거대한 배를 운전해 드넓은 바다 위를 돌아다니며 각종 자원을 채취하고 영혼 접대에 필요한 건물들을 배 위에 건설하며, 영혼들에게 제공할 음식과 각종 도구, 물건들을 만들기 위해 요리와 낚시부터 목공과 철강에 이르기까지 여러 제조 과정을 스스로 진행해야 한다. 스토리가 중심이 되는 어드벤처와 건설과 제작을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이 꼭 반반씩 녹아든 게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피릿페어러의 개발사인 Thunder Lotus Games는 이전에 요툰(Jotun)과 선더드(Sundered) 등 액션 게임을 개발해온 개발사였다. 두 게임은 모두 강렬한 비주얼과 웅장한 사운드, 독특하면서도 개성 있는 캐릭터와 세계관 등이 장점으로 꼽힌 반면 화면 상에 캐릭터의 크기가 지나치게 작다거나 레벨 디자인에서 결함이 드러나는 등 게임플레이 측면의 문제점이 드러나 호불호가 어느 정도 갈렸던 바 있다. 그랬던 개발사가 스토리의 비중이 크고 건설과 제작을 핵심으로 하는 스피릿페어러를 통해 게임 개발의 방향성을 크게 틀었는데, 비록 게임의 장르가 액션과는 동떨어진 시뮬레이션 어드벤처로 크게 달라지긴 했어도 사이드뷰 시점의 플랫포밍을 통한 조작과 캐릭터의 움직임과 위치에 따라 화면 상의 캐릭터의 크기가 유동적으로 바뀌는 시스템 등에서 전작들의 흔적이 조금씩 묻어난다.

Spiritfarer® 항해와 탐사, 제작과 건설이 적절히 어우러졌다
Spiritfarer® 난 믿어, 우리 스텔라 믿어!
Spiritfarer® 개발사인 Thunder Lotus Games는 주로 액션 게임을 만들던 개발사였다. 이번 스피릿페어러에서 방향성을 살짝 바꾼 셈.
■ 배가 움직이는 동안 영혼들을 위해 다양한 일을 수행

스피릿페어러는 기본적으로 항해와 건설, 제조가 핵심이 되는 게임으로, 지도 상에서 가야할 곳을 정하면 배가 자동으로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며 배가 움직이는 동안 배 안에 타고 있는 영혼들을 위해 다양한 일을 수행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바다가 워낙 방대하다보니 목적지까지 도달하기 위해선 대략 5분에서 1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배가 이동하는 동안 밀린 일을 부지런히 처리한다고 보면 되겠다. 아무튼 바다 위에서 배를 타고 이동하는 게임이라 이 게임을 항해 게임이라고도 볼 수 있기는 하겠지만, 배를 직접적으로 조종하는 것도 아닌 데다가 바람과 조류 등의 요소가 전부 빠져있어 항해가 게임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보기는 좀 어렵다. 따라서 배를 타고 돌아다니는 항해의 느낌 정도만을 선사하는 게임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할 듯하다.

배 위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위해선 우선 각 활동에 필요한 건물을 지어줘야 한다. 이를 위해 마치 탑을 쌓아올리듯 배 위에 여러 건물들을 쌓아올리게 되는데, 게임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배가 커지면서 지어야 하는 건물도 그만큼 많아진다. 건물이 서로 같은 공간에 겹치지만 않는다면 건물을 쌓아올리는 데에는 별다른 제약은 없다. 그 대신 여러 건물이 빼곡히 밀집되있는 모양새가 되다보니 이 광경이 혹자에게는 아기자기하게 느껴질 것이고 혹자에게는 조금 난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나마 지은 건물이 많아도 스스로 건물의 위치를 정할 수 있는 만큼 배 위의 건물 사이를 돌아다니는 데 있어 생각보다 금방 익숙해질 수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배 위에서 할 수 있는 일 중에는 농사나 요리처럼 재료를 넣어둔 채 방치해뒀다가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뒤 결과물을 채집해야 하는 것도 있는 반면 목공이나 철강, 직조처럼 간단한 미니 게임의 형태로 진행되는 것도 있다. 여기에 바다를 돌아다니는 도중 특정 구역에 진입하면 특별한 자원을 채취할 수 있는 색다른 미니 게임이 드러나기도 한다. 제조에 요구되는 미니 게임은 대체로 정확한 타이밍과 섬세한 움직임을 요구하는 것들이 많으며, 배 전체를 무대로 하는 자원 채취 미니 게임은 대개 배 위에서 무작위로 표시되는 곳을 터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래도 각 미니 게임의 진행 방법이 각자 판이하게 달라 새로운 미니 게임이 등장할 때마다 새로운 감각으로 미니 게임에 임하게 된다. 익숙해져야 할 것이 많다는 점에 있어서는 조금 번거로울 순 있겠으나 그만큼 게임의 양상이 수시로 환기된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Spiritfarer® 바다는 넓고 섬도 참 많다. 아쉽게도 자동항해 기능은 없다.
Spiritfarer® 건물을 올리고 올리다보면 대략 이런 모양
Spiritfarer® 점점 못하는 게 없어지는 만능 일꾼 스텔라
■ 노가다가 많아도 질리진 않는다.

다르게 말하자면 스피릿페어러는 그만큼 손이 많이 가는 게임이고 잠시도 쉴 틈이 없는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산뜻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비주얼과는 다르게 플레이어가 굉장히 분주히 움직여야 하는 게임인 것이다. 영혼에게 음식과 거처를 제공하고 부탁과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선 마땅히 많은 자원과 수고가 요구되기 마련이고, 필연적으로 같은 작업을 일정 만큼 반복하는 노가다가 따라온다. 이를 위해 바다 위의 여러 섬을 방문해 필요한 자원을 채취하고 배가 다른 곳으로 움직이는 동안 배 위의 여러 건물을 돌아다니며 필요한 작업을 수행해야 하며, 동시에 배에 탑승한 영혼들의 상태까지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이런 유사한 작업을 게임 내내 꾸준히 반복해야 하다보니 게임 중반 쯤 접어들면 게임이 조금 물릴 여지도 없잖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바로 후술할 두 가지 요인 덕분에 노가다 자체가 크게 지루하게 다가오진 않는다. 첫번째 요인은 작업 과정이 짧고 깔끔하다는 점이다. 채취한 자원을 다른 재료로 가공하는 과정이 단순명료해 각 퀘스트마다 요구되는 재료를 생각보다 금방 만들어낼 수 있다. 그나마 후반에 접어들면 한 번 가공한 재료를 다시 조합해 새로운 재료를 만드는 2차 가공이 몇 가지 나오긴 하나 이 역시도 크게 복잡하진 않다. 게임의 주인공인 스텔라가 상상할 수 있는 어떤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특별한 도구인 에버라이트의 주인이라는 설정과 맞물려 각 작업 과정을 최대한 단순하게 구현해냈고, 이것이 빠르고 효율적인 노가다로 이어지는 것이다.

스피릿페어러의 노가다가 지루하게 다가오지 않는 두번째 요인은 바로 목적이 명확하다는 점이다. 각 영혼들의 부탁과 소원을 담은 퀘스트는 늘어지거나 질질 끄는 일 없이 하나의 퀘스트가 끝나면 바로 다음 퀘스트로 넘어가 이야기를 빠르게 이어나간다. 그런만큼 각 퀘스트에 요구되는 재료의 종류나 개수도 깔끔하게 딱 떨어진다. 같은 자원과 재료를 무한정 찍어내기만 하는 불필요하게 길어지는 노가다를 안 해도 되는 것이다. 여기에 게임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제작 매커니즘이 적절한 시점에 등장해 매번 다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도 크다. 이렇듯 배 위에서의 작업 과정이 효율적이고 목적이 명확한데다가 영혼과의 교감이라는 스토리적 요소와 부드럽게 연계가 되면서 게임의 텐션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정말 높게 평가할 만하다.

Spiritfarer® 할 일이 많긴 해도 무의미한 노가다는 없다.
Spiritfarer® 적정 수준의 노가다는 자연스레 스토리와의 훌륭한 연계로 이어진다.
■ 다양한 영혼을 보듬어 성불시키는 스텔라의 여정

게임의 주인공인 스텔라는 영혼지기로서의 사명을 수행해내기 위해 특별한 사연을 지닌 영혼들을 배에 데려와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고 최선을 다해 접대해 무사히 성불시켜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영혼들의 성향과 음식 취향 등을 파악해야 하며, 주기적으로 상황을 체크하고 포옹을 해주는 등의 활동으로 호감도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영혼과의 교감을 통해 새로 배우는 기술이 있어 영혼들이 마냥 피보호자의 역할만 하는 건 아니다만, 음식과 거처, 심리상태 등을 주기적으로 챙겨줘야 하는 데다가 항상 영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다보니 영혼들의 보모가 된 듯한 기분도 다분히 든다. 게다가 모든 영혼들이 유순하고 부드러운 성품을 지닌 것도 아니라 영혼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당혹스러울 때도 종종 있다. 어찌보면 영혼들의 신경이 예민해지는 것도 아주 납득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영혼들을 돌보는 과정을 통해 병자를 간호하는 이들의 고충을 십분 이해하게 된다.

이따금씩 영혼들의 불안정한 감정이 폭발해 때로는 무리한 부탁을 해오기도 하고 때로는 아무런 언질 없이 갑자기 종적을 감추기도 하며 때로는 스텔라(혹은 플레이어)의 호의를 단호히 거부하기도 한다. 이렇듯 영혼들이 어린아이마냥 철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더라도, 영혼지기의 사명을 지닌 스텔라는 그들의 투정을 묵묵히 받아주고 아픈 감정을 부드럽게 보듬어주어야만 한다. 그리고 영혼들이 스스로 결단한 마지막 순간에 끝까지 동행하고 그들의 소멸을 지켜봐야만 한다. 언젠가 반드시 헤어질 것을 이미 알고있는 입장에서 영혼들의 호감을 사고 그들에게 최고의 추억을 만들어나가는 여정은 어찌보면 그 자체만으로도 아이러니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Spiritfarer® 하다보면 꼬장꼬장한 영혼도 있고 거친 영혼도 있다
Spiritfarer®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유대감을 키우고 추억을 쌓아나간다
■ 만남의 기쁨과 헤어짐의 슬픔으로 감동을 선사

영혼의 모든 부탁을 들어주어 모든 미련을 떨쳐내고 난 후에는 모든 영혼이 마지막을 맞이하는 장소인 에버도어로 가 영혼과의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영혼과의 마지막 대화를 나눈 뒤 영혼이 빛으로 소멸하고 하늘의 별이 되는 광경은 그야말로 이 게임의 클라이막스이자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짧게나마 여정을 함께했던 친구를 영원히 떠나보내는 순간은 그 자체만으로도 슬프고 또 아름답다. 에버도어에서 영혼을 떠나보냈어도 이전에 건설해뒀던 영혼의 거처는 사라지지 않아,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라는 말처럼 영혼과의 이별은 약간의 아쉬움과 진한 여운을 남긴다. 만남에는 헤어짐이 있고 떠남에는 돌아옴이 있듯이 한 번 만난 영혼과는 반드시 헤어지게 되고 그렇게 헤어진 영혼과는 또 다시 만날 것을 바란다. 그리고 스피릿페어러는 만남의 기쁨과 헤어짐의 슬픔이라는 두 가지 양면으로 플레이어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하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현실 세계와의 접점이 분명히 존재하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그 접점에 대한 서술이 부족한 것은 조금 아쉽다. 각 영혼들이 현실에서의 기억을 담담하게 늘어놓을 때도 있고 현실 세계에서의 스텔라의 기억을 어렴풋이 보여주는 장면도 있어 게임 상의 캐릭터들이 일종의 현실의 존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지만, 이 어필이 미약해 스토리 이해에 살짝 혼동이 생긴다. 꿈의 세계의 이야기에 집중하라는 개발사 측의 의도였던 듯 하다만, 기왕 현실 세계의 접점을 드러낼 요량이었더라면 그 접점을 보다 명확히 서술할 필요는 있었다고 본다.

Spiritfarer® 이별의 순간은 언제나 아련하고 슬프다
Spiritfarer® 현실과의 접점이 존재하는 스토리라면 그 접점을 보다 명확히
■ 게임플레이와 스토리가 서로 균형있게 어우러진 힐링 감성 게임

스피릿페어러는 카툰 풍의 깔끔한 그래픽과 특유의 화려한 연출, 그리고 수 많은 섬을 보유한 드넓은 바다와 영혼과의 교감의 웅장함을 잘 살린 배경음악으로 눈과 귀가 호강하는 게임이며, 탐험을 통한 재료 채집과 배 위에서의 건설 및 제조를 기반으로 한 게임플레이와 영혼들과의 소통으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이고 그들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스토리텔링이 부드럽게 어우러지는 훌륭한 게임이다. 이야기 진행을 위한 항해와 각종 작업은 노가다가 어느 정도 수반되나 그 노가다가 너무 과하지 않은 데다가 목적이 뚜렷해 지루함을 느낄 틈 없이 성실하게 해야 할 일을 수행해나가는 재미가 뛰어나다. 또한 다양한 영혼을 배에 태워 최선을 다해 접대하고 각 영혼들이 지니고 있는 사연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의 마지막을 함께 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감동으로 다가올 뿐만 아니라 만남과 이별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해보게 된다.

새로운 이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반갑고, 그렇게 친해진 이들과의 이별은 언제나 슬프다. 비록 이별의 순간이 반드시 찾아올지라도 서로가 관계를 이어나가는 동안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는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크나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스피릿페어러는 그러한 만남과 이별의 가치를 가장 잘 부각시킨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만남과 이별의 아름다움을 특유의 내러티브와 더불어 성실하고 부지런한 작업을 통해 가장 잘 드러낸 게임이니만큼, 게임플레이와 스토리가 서로 균형있게 어우러지는 힐링 감성의 게임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스피릿페어러를 반드시 플레이할 것을 추천한다.

Spiritfarer®
Kutar'k 필자: Kutar'k
Steam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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