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테어 컨스피러시 <The Solitaire Conspira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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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테어 컨스피러시

솔리테어 컨스피러시(The Solitaire Conspiracy)는 토마스 워즈 얼론(Thomas Was Alone)을 시작으로 진지하고도 무거운 스토리를 담은 게임을 주로 제작해왔던 인디 게임 개발자 Mike Bithell의 차기작으로, 트럼프 카드와 동일한 구성을 띄면서 다양한 색깔과 개성을 지닌 스파이 크루의 카드를 규칙에 맞게 재정렬해 주어진 첩보 작전을 차례차례 수행해나가야 하는 솔리테어 카드 게임이다. 특유의 인터페이스는 똑바른 폰트와 더불어 절제되고 질서정연한 듯한 느낌을 지니고 있으며 차가우면서도 엣지 있는 그래픽과 첩보라는 컨셉으로 포장된 카드 게임의 긴장감을 더해주는 배경음악이 눈과 귀를 대번에 사로잡는다. 여기에 전 IGN의 편집장으로 활동했던 Greg Miller의 혼을 실은 연기 또한 돋보인다.

The Solitaire Conspiracy 첩보와 음모로 요동치는 솔리테어 대작전. 솔리테어 컨스피러시(The Solitaire Conspiracy)

솔리테어 컨스피러시의 솔리테어 게임은 기본적으로 숫자가 가장 낮은 A 카드부터 가장 높은 K 카드까지 순서대로 모으는 것을 기본 규칙으로 한다. 기본적으로는 윈도우 운영체제에 기본적으로 탑재돼있는 솔리테어 게임과 동일한 규칙이나, 솔리테어 컨스피러시의 경우 카드를 쌓아둘 수 있는 칸이 무려 8칸이나 되는 데다가 옮길 카드의 숫자가 기존에 깔려 있는 카드에 비해 숫자가 낮다면 숫자 차이에 상관 없이 얼마든지 카드를 옮길 수 있어 실질적인 체감 난이도는 훨씬 낮다. 이렇다보니 비록 되돌리기 기능이 없긴 해도 왠만해선 되돌리기 기능의 필요성을 못 느낄 정도로 게임을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여기에 각 스파이 크루는 해당 열에 존재하는 카드를 뒤섞거나 재배치하는 것부터 임의의 가장 낮은 카드를 모으거나 모은 카드를 다시 뿌리는 등 다양한 효과를 고유 스킬로 보유하고 있으며, 스파이 크루의 고유 스킬은 각 스파이 크루의 J, Q, K 카드를 활용해 사용할 수 있다. 특히나 모인 카드를 다시 뿌리거나 숫자가 높은 순서대로 카드를 재배치하는 스킬은 얼핏 보기에는 안 좋은 효과라고 볼 수 있겠지만, 다른 크루의 고유 스킬과의 조합과 플레이어의 역량에 따라 역으로 무한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도 있다. 이렇듯 솔리테어 카드 게임의 기본적인 규칙이 워낙 쉽게 잡혀있는데다가 각 고유 스킬의 효과가 좋다보니 왠만한 배열은 전부 손쉽게 풀 수 있을 정도다.

The Solitaire Conspiracy 차가운 색감의 엣지 있는 그래픽, 그리고 절제의 미를 보여주는 인터페이스가 인상적.
The Solitaire Conspiracy 빈 칸이 무려 8칸인데다가 숫자가 낮다면 얼마든지 카드를 옮길 수 있다. 이거 솔리테어로써는 엄청 파격적인 조건인거다.
The Solitaire Conspiracy 일부 트롤성 고유 스킬도 잘만 활용하면 무한한 시너지를 뿜어낼 수 있다.

한편 더 솔리테어 컨스피러시의 스토리는 일시적으로 모든 기억을 상실한 주인공이 상황 분석가인 짐 라티오의 설명과 지시에 따라 함께 첩보 임무를 진행할 주어지는 다른 크루와 만나고 주어지는 첩보 작전을 차례차례 수행하며 세계를 지키는 과정을 담고 있다. 여기서 이 게임의 사실상 유일한 출연진이자 연기자라 할 수 있는 Greg Miller의 열연이 꽤나 인상 깊게 다가온다. 세계의 명운이 달린 첩보 임무이니만큼 전반적인 스토리는 무겁고 진중하게 흘러가나, 스토리의 전개에 있어서는 다소 전형적인 모습만을 보여줘 스토리만으로 큰 흥미가 당기진 않는다. 게다가 조금 극단적으로 말해 첩보 과정이 담긴 스토리가 없어도 카드 게임을 진행하는데 별다른 불편함이나 부족함이 없어 스토리의 비중이 큰 게임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게임의 분기가 갈린다던가 엔딩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비록 스토리가 게임 진행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니고 스토리 자체에 대한 흥미도가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게임의 컨셉에 대한 뒷받침으로써의 역할과 게임의 흥미를 이어나가는 원동력으로써의 역할은 충분히 수행해낸다. 여덟 스파이 크루의 고유 스킬은 각 크루의 성향과 특성에 잘 맞게 배치돼있으며 특유의 인터페이스와 긴박한 배경음악이 어우러져 첩보의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레벨을 올릴 때마다 등장하는 짤막한 컷씬은 최소한 그 다음을 궁금하게 만들며, 다소 뻔한 감이 있긴 해도 나름 반전도 존재한다. 이 정도면 쉽고 단순한 솔리테어 카드 게임을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의 첩보로 포장해낸 Mike Bithell의 시도는 그럭저럭 실패는 아니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The Solitaire Conspiracy 전형적인 해킹과 첩보가 엮인 이야기. 나름 반전이 존재하나 그 반전마저 다소 뻔한 감이 있다.
The Solitaire Conspiracy 이 아저씨 연기력이 참 괜찮다. 편집장이라면서;;;;;;
The Solitaire Conspiracy 그래도 스파이 크루들 설정은 은근 매력적이다. 크루 특성에 따른 고유 스킬 배치도 잘 돼있고.

그 밖에 캠페인을 어느 정도 진행한 이후에는 스커미시 모드와 카운트다운 모드를 추가로 즐길 수 있다. 스커미시 모드는 일종의 단판 모드로 게임에 활용되는 크루를 최대 네 개를 고를 수 있어 플레이어가 원하는대로 조건을 설정해 자유롭게 솔리테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카운트다운 모드는 주어진 제한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웨이브를 클리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카드를 정렬할 수록 제한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는 대신 웨이브가 가면 갈수록 솔리테어 게임의 난이도가 점점 어려워진다. (참고로 카운트다운 모드의 15 웨이브를 클리어하라는 도전과제가 존재하는데, 솔리테어 게임의 난이도가 워낙 낮은 편이니 신속하게 카드를 정렬하고 웨이브를 넘기다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도전과제를 획득할 수 있다.) 물론 캠페인 이외에 추가 모드가 아주 풍부하다고만은 할 수 없지만, 더 솔리테어 컨스피러시는 한 차례 게임의 스토리를 전부 감상한 뒤 나름의 추가 즐길거리 정도는 갖춰둔 셈이다.

The Solitaire Conspiracy 여유가 된다면 카운트다운 모드의 15 웨이브 클리어에 도전해보도록 하자.
The Solitaire Conspiracy 언젠가 나도 이렇게 게임 속에서 열연을 펼쳐보고 싶다.

더 솔리테어 컨스피러시는 그 동안 특유의 차가운 분위기와 더불어 스토리텔링의 비중을 강조했던 Mike Bithell의 게임으로써는 상대적으로 스토리텔링의 비중이 크지 않아 기존의 그의 작품들과는 방향성이나 느낌이 조금 다른 게임이다. 그래도 첩보를 통해 세계를 구한다는 다소 전형적이면서도 진지하고 심각한 내용의 스토리를 좀 더 간편하게 개량된 트럼프 카드 게임에 잘 녹여내고 있으며, 솔리테어 게임으로써도 보다 쉽고 간단해진 규칙과 다양한 고유 스킬의 존재로 그 재미를 적절히 살려낸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해외 게임 매체를 통해 Greg Miller를 알고 있던 이들이라면 그의 연기 또한 꽤나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그저 무덤덤하게 카드 게임만 반복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서사가 곁들여진 솔리테어 카드 게임을 찾는 이들이라면 한 번 쯤 플레이해볼 만한 게임이라 할 수 있겠다.

The Solitaire Conspiracy

Kutar'k 필자: Kut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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