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어드벤처: 비포 더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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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어드벤처: 비포 더 나이트

■ 애완 인간 리사의 이야기

비포 더 나이트(Before the Night)는 인간과 동물의 위치가 뒤바뀐 세상을 무대로 '동물' 주인을 되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애완 '인간' 리사의 이야기를 담은 공포 어드벤처 게임이다. 굵은 선과 연하고 흐릿한 색상이 인상적인 비주얼과 더불어 낮과 밤의 변화에 따라 음색과 박자가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배경 음악이 꽤나 돋보이며, 동물이 인간을 지배하고 사육하는 역지사지와도 같은 설정이 굉장히 파격적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험악하고 소름 끼치는 동물들 사이에서 살아남아 목적을 달성하고 동물 세계를 탈출해야 하는 리사의 입장을 반영한 게임 플레이는 약간의 액션과 퍼즐을 가미하며 잔혹동화 속 세상을 직접 체험하는 듯한 공포를 잘 살린 모습이다.

Before The Night 애완 '인간'이 '동물' 주인을 구하는 기괴하고 기묘한 역전세계. 비포 더 나이트(Before the Night)
■ 생명의 꽃이 꺾인 뒤의 끔찍한 광경이 긴장감을 높여준다

온갖 깜찍한 동물들이 살고 있는 동물 세계는 붉은 생명의 꽃을 에너지로 삼고 있다. 그리고 리사가 자신의 주인을 살리고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선 동물 세계를 돌아다니며 생명의 꽃을 전부 꺾어야 한다. 생명의 꽃을 꺾어버리거나 동물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순간 밝고 명랑한 동물 세계는 순식간에 암울하고 기괴해진다. 생명의 꽃이 꺾이는 순간 붉은 액체가 분수처럼 쏟아져나오는 광경, 리사 주변 시야의 제한이 극심해지는 어두운 분위기, 느리고 음울해지는 배경 음악, 그리고 기괴하게 변해버린 동물 주민들의 생김새. 이 모든 것들이 정말 공포스럽고 끔찍하게 다가온다.

생명의 꽃이 꺾인 뒤의 광경은 분명 그 자체만으로도 공포스럽게 다가온다. 특히 원래 형체가 전혀 남아있지 않은 듯 기괴하게 일그러진 동물들의 생김새는 악몽이라는 단어가 아주 잘 어울릴 만큼 끔찍한 형태를 띄고 있다. 여기에 밝고 명랑한 낮의 분위기와 어둡고 소름끼치는 밤의 분위기가 극적인 대비를 이루며 비포 더 나이트 특유의 공포를 더욱 부각시킨다. 한껏 환했던 분위기가 급격히 어두워지니 안그래도 끔찍한 광경이 더욱 공포스럽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리사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대부분의 구간에서 반드시 생명의 꽃을 꺾어 어두운 밤을 거쳐야만 한다. 이렇듯 절대로 피해갈 수 없는 공포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긴장감을 잠시도 늦추지 못하게 만든다.

생기를 잃어버린 동물 세계는 악몽 그 자체
Before The Night 공포가 극대화되는 밤
■ 아이템 활용이 핵심이다

비포 더 나이트의 게임 플레이의 핵심은 바로 아이템 활용에 있다. 새로운 구역에 들어설 때마다 아이템을 획득하게 되고, 이를 적절한 지점에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아이템이 준비돼있는데, 망치나 나이프 같은 무기류와 더불어 문을 여는 열쇠, 괴물이 된 동물들을 유인하는 당근 등의 미끼형 아이템, 그리고 물약 같은 조합형 아이템이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아이템을 획득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단순히 바닥에 떨어진 아이템을 줍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NPC와의 물물 교환을 통해서도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어 이 점이 나름 신선하게 다가온다.

한 가지 재밌는 건, 이전 구역에서 획득한 아이템을 다음 구역으로 그대로 들고 갈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을 이어나가는 도중에 한 번 사망하면 들고 있던 아이템을 전부 잃어버리긴 하지만, 어차피 아무런 아이템이 없는 상황에서도 게임을 진행할 수 있게끔 각 구역이 설계돼있어 크게 문제는 안 된다. 다만 보유한 아이템을 잘 간직하고 있다면 살짝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편하게 풀어나갈 수 있다. 어찌보면 허술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보유한 아이템을 바탕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효과를 의도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점 덕분에 비포 더 나이트는 액션보다는 도리어 퍼즐의 성향이 좀 더 강한 게임이기도 하다.

무려 기브 앤 테이크가 가능한 게임
Before The Night 죽지 않는 한 가진 아이템은 계속 유지된다.
■ 동물과 인간의 역전 세계

한편 동물들의 세계는 어째선지 동물과 인간의 관계가 서로 역전돼있는 모습이다. 동물 주민들은 인간을 애완용으로 사육하고 인간들은 아무런 반항도 못한 채 동물 주민들에게 끌려다니는 신세에 처해있다. 또한 동물 주민들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인간을 개조하거나 잔혹한 수술을 거리낌 없이 시행하는 등 인간의 생명을 상당히 가볍게 여기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이를 잘 들여다보면 실제로 인간들이 동물을 대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달을 수 있다. 다소 노골적이긴 하지만, 이를 통해 인간이 동물들에게 당연한 것처럼 행동하는 것들이 동물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보일지 환기하고자 하는 의도는 충분히 엿보인다. 다만 이러한 의도를 어떠한 여과나 포장 없이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수준인데, 이것이 게임의 공포스러운 분위기에 더해 조금은 불편하게 다가올 여지도 없잖아 있다.

인간이 동물의 사육을 받는 역전 세계
Before The Night 인간의 동물에게 베푸는 호의라는 게?
■ 충분한 개연성, 깔끔한 전개

주인을 구하기 위해 생명의 꽃을 꺾고 동물 세계를 파괴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리사의 여정은 과도한 복선이나 떡밥 없이 충분한 개연성을 확보하며 뚜렷하고 깔끔한 전개를 선보인다. 대체로 인간과 동물의 뒤바뀐 입장에 대한 이야기와 리사가 동물 세계로 들어오게 된 계기 등이 명료하게 서술되고, 자신의 생존과 주인의 부활을 위한 여정에서 겪게 되는 리사의 감정 변화 또한 이해하기 쉽게 묘사된다. 대체로 한번 제기된 복선이나 떡밥은 오래 끌고 가면서 의문을 증폭시키는 일 없이 그 때 그 때 해소하는 편이고, 이러한 흐름이 결말까지 이어진다. 각종 설정을 제대로 회수하지 않고 의문을 키워 플레이어의 추론을 유도하는 다른 공포 게임들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이례적인 사례라 할 수 있는데, 덕분에 별다른 추론 없이 스토리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어 꽤나 산뜻하게 게임을 마무리지을 수 있다.

떡밥과 복선은 바로바로 회수하는 편
Before The Night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게임
■ 사육당하는 입장의 처절함

동물과 인간의 입장이 역전된 세계는 기발하게 다가오면서도 사육당하는 입장의 처절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위화감에 들게 만든다. 여기에 낮과 밤의 극적인 대비와 더불어 기괴하게 일그러진 괴물들의 생김새로 특유의 공포감을 극대화한다. 반면에 생명의 꽃을 찾아 문을 여는 과정에서 아이템 활용의 비중을 높인 게임 플레이는 정갈하고 산뜻하며, 복선과 떡밥을 빠르게 회수하며 개연성을 충분히 확보한 스토리는 찝찝한 뒷맛 없이 깔끔하게 딱 떨어진다. 어떻게 보면 공포 게임에는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들일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즐기기 좋은 게임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잔혹동화 느낌의 게임을 선호하는 이들이라면 굉장히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강력히 추천한다.

Before The Night
Kutar'k 필자: Kutar'k
Steam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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