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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초! 리아토마이즈드 <60 Seconds! Reatomized>

타이틀:
개발:
퍼블리셔:
가격:
10,500원
Kutar'k 필자: Kutar'k
Steam 프로필
60 Seconds! Reatomized

게임 시장이 커지고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게임을 직접 즐기는 것 이외에 남의 게임을 구경하는 재미가 본격적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게임 방송 플랫폼인 트위치는 매년 급속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트위치를 통해 게임 방송으로 명성을 쌓은 스트리머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는 양상에도 많은 변화가 닥쳐왔다. 자신이 직접 플레이할 수 없거나 직접 구매해 즐기기 애매한 게임들을 게임 방송인의 방송을 통해 즐기는 방식이 점점 보편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게임 방송으로 구경하며 즐기기 좋은 게임들이 몇 가지 꼽히기 시작했고,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일부 게임들은 시청자들이 게임에 직접 간섭할 수 있도록 별도의 컨텐츠를 갖춰주기까지 했다.

아마도 그런 부류의 게임들 중에서 가장 으뜸으로 꼽힐 만한 게임은 단연 60초!(60 Seconds!)가 아닐까 싶다. 2015년 처음 스팀을 통해 출시됐던 60초!는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대도서관, 풍월량 등이 플레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폭발적인 인지도를 확보하게 됐다. 그리고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게임이 처음 출시된지 불과 4년만에 60초!의 리마스터인 60초! 리아토마이즈드(Reatomized)가 새롭게 출시됐다.

60 Seconds! Reatomized '보는 게임'은 '플레이하는 게임'만큼 중요해졌다. [옥시젠 낫 인클루디드(Oxygen Not Included)]
60 Seconds! Reatomized 핵폭발로부터 무사히 대피하기 위해 준비된 시간. [60초! 리아토마이즈드(60 Seconds! Reatomized)]

60초! 리아토마이즈드는 2015년 스팀을 통해 처음 출시된 60초!의 리마스터 판으로, 핵이 낙하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무사히 살아남아야 하는 4인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캐주얼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핵이 낙하하기 직전에 주어진 단 60초의 시간을 활용해 최대한 많은 물건들과 가족들을 방공호에 투입해야하며, 방공호로 대피한 이후에는 보유하고 있는 물건들을 바탕으로 최대한 오래 생존하며 방공호를 무사히 빠져나와야 한다. 게임의 그래픽은 딱히 특출나진 않아도 모자라지도 않아 무난하며, 배경에 흘러나오는 음악은 나쁘진 않으나 음악의 종류가 적어 같은 음악이 반복적으로 흘러나오니 다소 단조롭게 느껴진다.

리마스터가 이루어지면서 기존의 60초!에 비해 그래픽이 크게 향상됐으며, 기존의 60초!에서 각종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됐던 모든 컨텐츠 이외에 추가 엔딩이나 생존 챌린지 등의 리마스터판만의 추가 컨텐츠가 존재한다. 게임의 출시 이래로 국내외 수많은 게임 방송인들이 자신들의 방송을 통해 수없이 플레이했던 게임이니만큼, 특히나 유튜브나 트위치 등을 통해 게임 방송을 즐겨보는 이들이라면 이 게임이 굉장히 친숙하게 다가올 것이다.

60 Seconds! Reatomized 우선 그래픽이 굉장히 깔끔해졌다.
60 Seconds! Reatomized 엔딩 분기가 몇 개 추가됐다. 물론 이 쪽도 마냥 쉽진 않다.

60초!의 전반적인 게임플레이는 대피 파트와 생존 파트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대피 파트에서는 아버지 테드나 어머니 돌로레스를 조종해 단 60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넓은 집을 돌아다니며 다른 가족들과 생존에 필요한 물건들을 확보해야 한다. 매번 게임을 시작할 때마다 가족과 여러 물건은 각기 다른 곳에 놓여있는데, 각자 차지하는 아이템 칸의 수가 다르다. 여기에 한 번에 들 수 있는 물건은 4칸으로 제한돼 있어 수시로 방공호에 들러 손에 든 물건을 방공호에 투하하고 손을 비워주어야 한다. 따라서 빠르게 가족과 물건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가족들과 필요한 물건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핵이 떨어지는 상황을 반영하듯 위기감을 고조시켜주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짧은 시간 안에 빠른 판단으로 최대한 많은 물건을 확보해야 하니 게임의 템포는 굉장히 급박하게 흘러간다. 이 와중에 캐릭터의 이동과 물건을 집는 데 지연이 살짝 있어 조작이 아주 원활하진 않은 편이다. 그래도 60초 안에 모든 대피를 끝마쳐야 하는 게임플레이는 60초!라는 게임의 제목과 부합하며 나름의 중독성까지 지니고 있다. 비록 60초!의 본질적인 게임플레이는 생존 파트에 집중돼 있긴 하지만, 게이머에 따라서는 이 쪽에 좀 더 재미를 느낄 여지도 충분해보인다.

60 Seconds! Reatomized 바쁘다, 바빠.
60 Seconds! Reatomized 어머니는 강하다. 자기 자식 정도는 품 안에 안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반면 생존 파트는 대피 상황 이후 네 가족(혹은 상황에 따라 그 미만)의 방공호 속에서의 생존기를 플레이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 하루하루 주어지는 상황을 파악하고, 각 가족들에게 식량과 물을 배급하고, 보유한 물건들을 바탕으로 주어지는 무작위 상황에 적절히 대처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추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가족들 중에 한 명을 방공호 밖으로 탐사를 보낼 수도 있는데, 방공호 바깥의 상황과 탐사를 떠나보낸 가족이 보유한 아이템에 따라 노획해온 물자의 양과 종류가 달라지며 운이 나쁘면 탐사를 보낸 가족이 아예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

사실상 이 게임의 본질이라 할 수 있을 생존 파트는 앞서 언급한 대피 파트와는 다르게 다소 느리고 단조로운 방식으로 진행된다. 가족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완수해야 하는 필수 이벤트가 몇 가지 존재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매일 주어지는 상황은 철저히 무작위로 주어지며 그것도 단 한 가지 상황만 볼 수 있다. 이마저도 가족의 탐사가 진행되는 날에는 무작위 이벤트가 주어지지 않는다.

주어지는 이벤트는 주로 네/아니오를 선택하는 이벤트와 특정 아이템을 활용해야하는 이벤트, 그리고 무의미하게 하루를 보내는 이벤트가 있는데, 특히 아이템을 활용하는 이벤트의 경우 해당 아이템을 지니고 있지 않으면 다른 선택지 없이 해당 이벤트를 무의미하게 넘겨버려야 한다. 게다가 같은 이벤트라 할지라도 방공호의 상황이나 게임의 난이도 등에 따라 성공 확률이 크게 엇갈리다보니, 같은 상황에서 같은 선택을 해도 다른 결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생존 파트는 플레이어의 역량보다도 운의 요소가 상당히 큰 비중을 지니게 된다.

60 Seconds! Reatomized 은근히 신중을 기해야 하는 배급 시간.
60 Seconds! Reatomized 뭔가 분기점이 존재하는 게임북을 읽는 기분도 든다.

문제는 게임의 모든 상황이 사실상 운에 의해 결정될 뿐, 플레이어가 상황을 능동적으로 통제할 여지가 대단히 적다는 것이다. 매일 무작위로 주어지는 이벤트 이외에 추가로 상황을 볼 방법이 없어 새로운 변수를 창출할 수가 없으며, 주어지는 이벤트에 대처할 방법이 다소 수동적이고 제한적이다보니 주어진 변수를 통제할 만한 방법이 전혀 없다. 결국 원하는 이벤트나 필요한 아이템을 보고 싶다면 그저 식량과 물을 아끼고 매일 주어지는 상황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 그나마 가족을 탐사보낼 때 아이템을 하나씩 쥐어줄 수 있긴 하지만, 그마저도 높은 확률을 보장해주진 못한다.

따라서 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선택을 해도 대개는 나쁜 결과가 나올 때가 많으며, 극단적으로는 매일매일 주어지는 상황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도 나쁜 결말을 맞이할 수도 있다. 게다가 난이도가 올라갈 수록 이벤트의 성공 확률이 급격히 떨어지다보니 이런 상황이 매우 빈번히 발생한다. 게임 자체가 상당히 단조롭게 흘러가는데 그 무엇도 안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데다가 대처를 능동적으로 할 수도 없으니 결국 운과 기도에만 의존하게 된다. 운이라는 요소가 게임 전반을 잠식했으며 플레이어의 선택과 역량의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TCG, 로그라이크, 오토배틀러 등으로 대표되는 최근 게임계의 트렌드가 운칠기삼, 즉 운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라곤 하지만, 60초!에서의 운의 비중은 여기에도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하다.

60 Seconds! Reatomized 하필 바로 어제 라디오가 망가졌는데 오늘 라디오를 써야 할 상황이 생기네?
60 Seconds! Reatomized 최선의 선택만을 반복해도 상황은 충분히 악화될 수 있다.

게임이 이런 식이다보니 엔딩이 다양하게 준비돼있고 챌린지 모드 같은 것들이 갖춰져있어도 깊게 파고들고 싶단 생각이 들진 않는다. 어차피 플레이어가 개입할 여지가 많지 않으니 어느 정도 게임에 익숙해지고 난 뒤에는 '각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만 하다보면 알아서 깨지겠지'라고 생각하게 되고, 설령 나쁜 결말을 맞이했다고 해도 별도의 고찰 없이 운을 탓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작 아이템이 극단적으로 적은 차르봄바 난이도의 서바이벌 모드는 이런 마인드로 근성 있게 도전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이런 식으로 플레이해서 원하는 엔딩을 본다한들 기분도 썩 개운하진 않을 것이고 말이다.

그렇다고 60초! 특유의 서사가 그렇게 돋보이는 것도 아니다. 매일 일지를 통해 가족이 처한 상황을 전달하기도 하고 네 가족의 외형을 통해 각 가족의 상태를 잘 보여주긴 하지만, 그것이 상황 전달에만 그칠 뿐 핵이 떨어진 이후의 심각하고 처절한 무언가를 담은 이야기로 완성되진 못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특정 조건으로 시작하는 챌린지 모드에서도 이 점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물론 무겁고 진중하지 않은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이 게임의 장점으로 내세울 수도 있을 듯하다.

60 Seconds! Reatomized 유독 메리 제인 돌연변이가 그렇게 안 터지더라.
60 Seconds! Reatomized 이래도 고양이입니까.

물론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자신의 게임이 의도대로 풀리지 않는 건 화가 나겠지만 다른 플레이어의 게임이 망가지는 광경은 그만한 구경거리도 없을 것이다. 비록 그것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의 직접적인 잘못이 아니라 할지라도 말이다. 게다가 주어진 상황에서의 선택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게임이다보니 구경하는 입장에서 훈수를 놓기도 은근히 좋다. 그렇기에 수많은 게임 방송인들이 60초!를 즐기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플레이 방식와 리액션을 첨가해 새로운 재미를 창출해냈고, 시청자들 또한 그들의 방송을 보며 때로는 게임 방송인에게 훈수를 두거나 약간의 조롱을 보내기도 하고 채팅창에 연신 ㅋㅋㅋㅋㅋㅋㅋㅋ를 입력하며 웃고 즐겨왔다. 단언컨대 60초!야말로 게임을 직접 즐기는 것만큼 남의 게임을 구경하는 재미가 트렌드로 떠올랐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60 Seconds! Reatomized 인생이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인 법.
60 Seconds! Reatomized 사실 이런 게임만큼 훈수두기 좋은 게임도 잘 없다.
60 Seconds! Reatomized 리마스터 하는 김에 스트리머 모드를 별도로 준비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
60 Seconds! Reatomized

비록 4년만의 리마스터를 거치긴 했지만, 게이머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말하자면 60초! 리아토마이즈드는 그다지 좋은 게임으로 평가하긴 어려울 듯 하다. 그래픽과 사운드, 그리고 스토리는 그저 무난한 수준에서 그치는데다가 게임플레이는 다소 단조롭다. 결정적으로 운의 비중이 극단적으로 높은 게임이다보니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적으며, 엔딩과 챌린지가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한들 크게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캐주얼을 지향한 게임이니만큼 가볍게 즐기고 넘길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그걸 감안한다 하더라도 지나칠 정도로 운의 비중을 키웠다고밖에 보이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는 게임'으로써 충분히 재미를 볼 만한 게임임에는 분명하다. 그렇기에 수많은 스트리머들이 60초!를 통해 명성을 쌓아왔고 지금까지도 게임 방송인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고 있으며, 게임 방송을 시청하는 이들 입장에서도 60초!를 통해 많은 재미를 얻어왔을 것이다. 꼭 보는 게임으로써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몰입을 거두고 가볍게 즐기기엔 나쁘지 않은 게임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만큼 캐주얼의 묘미를 잘 살린 게임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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